독서 리뷰

<비행운>

[문뻡볻] 2021. 12. 3. 13:53
반응형

 

 

책정보, 비행운 : 네이버 책 (naver.com)

 

비행운

김애란이 돌아왔다. 2012년 올해로 등단 만 10년 차가 되는 시간 동안 공백 없이 작품을 발표해오기도 했지만, 지난해 출간한 첫 장편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으로 차세대 '젊은 작가'라는 수식어

book.naver.com

 

 

 

<두근두근 내 인생>을 감명깊게 읽었던 터라 망설임없이 고른 책.

예상치 못한 표지도 파격적이지만, 내용은 더 그랬다.

 

마주하고 싶지 않은 불편한 감정이 읽는 내내 나를 괴롭혔다.

현실이 고달파서 고구마보다는 통쾌한 소설을 보고 싶었는데, 

오히려 이게 현실이라는 참담함을 직면하게 했다.

 

이게 한 권의 이야기가 아닌 단편집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각 단편마다 분위기도, 삶도 다르지만

밑바닥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어 여러모로 

중도 하차하려다가도 작가님의 표현력에 머리채잡혀

끝까지 정독했다.

 

 

괴기스러운 단편도 있었고,

생존의 열악함과 그 끝을 보여주는 단편도 있었고,

소시민의 빈곤과 찌든 때가 묻어나는 삶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단편도 있었다.

 

해피엔딩을 찾아볼 수 없어 숨이 턱 막혔지만,

사실 행복하지 않은 결말이 진짜라는 걸,

디즈니만화 속 행복함은 희망과 낭만에 불과하다는 걸 알고 있는 나로서는

 

 

소설인데도 현실을 더 현실답게 그려내고 있어서

아프고, 서글프고, 무서웠다. 

사실 이 감정이라고 단정짓기엔 굉장히 복합적인 감정이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늘 회피하고 외면하는 데 익숙한 나에게

드디어

버거운 숙제가 도착한 기분이다.

 

 

겁이 많은 나로선 문제에 집적 부딪치고 과감하게 맞설 용기는 없다.

그래서 행복한 결말로 끝나는 드라마나 영화를 찾았었는데,

결국 해피엔딩은 환상이고, 독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충족시키는 결말이었다고 생각한다.

 

행복하고 싶어서 아등바등 살아가는 우리에게

행복은 쉽게 오지 않으며,

불행은 더 빠르게 오고, 가까이에 숨어 있다는 것을

굳이 들추어 보여주는 작품.

 

불편한 진실을 덮어두는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법.

자기방어기제가 있기에

우리는 인생을 그렇게 잊은 척, 모르는 척하는 것이 아닐까.

 

반응형

'독서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를 국어 1등급으로 만들어주마>  (0) 2022.11.14
<백만장자의 시크릿>  (1) 2022.01.19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0) 2021.12.06
<빨강 머리 앤>  (0) 2021.11.29
<다시, 책은 도끼다>  (0) 2021.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