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리뷰

<빨강 머리 앤>

[문뻡볻] 2021. 11. 29.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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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정보, 빨강 머리 앤 : 네이버 책 (naver.com)

 

빨강 머리 앤

TV 애니메이션 에피소드를 넘어서 꼭 읽어봐야 할 고전!TV 애니메이션 원화와 함께 읽는 「더모던 감성클래식」 두 번째 이야기 『빨강 머리 앤』. 초록 지붕 집에 실수로 입양된 고아 앤 셜 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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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북(리디북스)-빨강 머리 앤 이미지

 

 

우연찮게 <빨강 머리 앤>이

"세상에 좋아할 게 이렇게 많다니, 정말 신나지 않아요?"라는

대사와 함께 전시된 걸 보았는데, 그 대사가 내 마음속으로 굴러 들어왔다.

 

이북으로 구매하여 읽는 동안 여러 난관에 봉착했다.

 

- 기대를 안고 첫장을 보는데 금세 지루해져 책을 덮었다.

- 앤의 감정이 극단적인데다 철이 없다는 것(나중에야 이해는 했지만)

- 앤의 상상력이 대부분 한두장 넘어갈 정도로 구구절절한 묘사에

  어디까지 들어줘야 하나 가늠이 되지 않아 지친다는 것,

- 초반에 전형적인 꼰대 유형을 보여주는

  몇몇 어른들의 언행에 불편하다 못해 숨이 막혔다는 것.

 

주인공을 향한 비호감이 호감으로 바뀔때까지 꽤나 애먹으면서 읽은 책이다.

 

그럼에도 앤의 성장 과정을 함께 함으로써 그녀의 삶을 응원하게 되었다.

오해라면 앤이 상상에 매몰된 게 아닌가, 과대망상자가 아닌가 했지만

상상과 현실의 차이는 인지하고 있었다. 다행이다.

 

현실에서 벗어나 상상으로나마 정신적 위안을 삼으며

생의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사물을 밝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앤의 시선이

유치하면서도 순수해서 보기 좋았다.

 

입양과 파양으로 기대하지 않게 된 앤의 내면은 슬픔과 외로움으로 가득한데,

겉으로는 씩씩하게 세상을 마주하는게 대견스럽기도 했다.

 

감정에 솔직해서 직설적으로 마릴라에게 하고픈 말을 마구 쏟아내는 부분에선

읽을 때는 '앤, 참 못말리겠다' 하면서 고개를 마구 저었었다.

 

막상 다시 생각해보면 앤의 버릇없는 말대꾸는

애정 결핍의 앤에게서 부모(매튜&마릴라)가 되어준 그들의 사랑이 촉매제가 되어

그동안 쓸쓸했던 마음을 표출하는 그 아이만의 응석쯤이 아니었나 싶다.

 

집없는 고아로 겉돌던 아이가 초록 지붕집에 정착하면서 얼마나 행복해졌던가.

다행이야, 앤(Anne)!

 

 

 

<빨간 머리 앤>에서 인물 간의 케미를 지켜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1. 티키타카 말싸움하는 마릴라와 앤

앤의 편에서 앤을 전적으로 지지하는 매튜와 대조적으로

마릴라는 엄격한 츤데레로 앤을 단호하게 교육하면서도 점점 앤을 애정한다.

둘이 주고 받는 대화는 코미디를 시청하는 것 마냥 유쾌하다.

 

2. '영혼의 단짝' : 다이애나와 앤

만난 순간부터 친구가 된 두 사람.

뭐든 같이 어울리며 말썽도 피우고, 마음을 주고받는 사이.

받은 편지를 베개 밑에 넣고 잘 정도로 절친한 베프.

같은 길을 걸으며 조잘조잘 떠드는 두 사람의 뒷모습이 선명하다.

 

3. '썸타는 사이' : 길버트와 앤

가라앉는 배에서 탈출해 다리 밑 기둥에 매달려 있는 앤을

길버트가 구해주던 장면이 그나마 어렴풋이 기억에 남아 있다. ( 만화 영화로 ebs에서 하던 걸 본 기억 )

앤과의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길버트의 썸은 앤의 길고 긴 철벽에 번번이 부서졌다.

결말에 이르러서야 둘은 경쟁 상대가 아닌 동등한 동료로서 마무되지만

아마 썸의 시작이 아닐까.

 

 


 

 

 

인상적인 구절은 차고 넘치지만 그 중에서

앤의 낭만타령과 마릴라의 재치있는 답변을

웃으며 띄워 보낸다.

 

앤의 낭만 타령

"앤이라는 이름은 하나도 낭만적이지 않단 말이에요."

"이렇게 가슴 벅찬 순간에 설거지처럼 낭만적이지 않은 일은 못하겠어요."

"삶은 돼지고기랑 채소는 고통에 빠졌을때 먹기에 너무 낭만적이지 않잖아요."

 

 

말 많은 앤을 향한 마릴라의 대답

 

"한가지는 확실하구나, 앤.
배리씨네 지붕에서 떨어졌어도 입은 멀쩡하다는 거 말이다."

"그나저나 네 혀는 대리석처럼 닳지도 않는구나."

"바람을 붙들고 얘기하는 게 낫지."

"그렇게 재잘대는 걸 보니 슬퍼서 죽을 걱정은 없겠구나, 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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