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롯이 국어 공부/문학 작품

<스노우맨> - 서유미

[문뻡볻] 2023. 7. 2.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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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부분 줄거리

새해 첫 출근 날, 회사에 다니는 주인공 ‘남자’

(특정한 이름 없음, 일반적인 직장인 대표)는

밤새 내린 눈이 허리를 넘어설 만큼 쌓여 출근할 수 없게 된다.

(상황을 과장되게 표현)

초조함 속에서 하루를 더 보낸 남자는

결국 (현대인들의 느끼는 삶의 무게, 장애물, 시련, 현실의 부담감 상징)

파헤치며 회사로 향하지만 금세 지쳐 버린다.

상사의 압박에 불안감을 느끼던 남자는 우수 사원인 유 대리 역시

출근하지 않았다는 소식을 듣고 유 대리에게 전화해 보지만

그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남자의 삽 끝에 폐지 묶음이 걸렸다. 얼어붙은 종이 뭉치는 돌덩이처럼 무거웠다.

삽으로 떠내는데 그 사이에 들어 있던

중국집 스티커

(비현실적인 듯한 사건 전개의 계기, 자장면을 배달시키는 계기)

남자의 구두 위에 툭 떨어졌다. 손바닥만 한 광고지에는

짜장면과 짬뽕, 볶음밥 사진이 인쇄되어 있었다.

하얀 눈 위에서 그 까맣고 빨간 색상은 너무나 선명했다.

(시각적 대비를 통해 장면을 선명하게 부각)

남자는 자신이 아침, 점심도 거른 채 삽질을 했다는 걸 깨달았다.

머릿속에서 짜장면과 짬뽕의 냄새가 천천히 피어올랐다.

(후각적 묘사)

그건 아주 먼 옛날에 먹었던 것처럼 아득하고 그리운 맛이었다.

(미각적 묘사)

입 안에 따뜻한 침이 고였다.

짜장면 곱빼기 한 그릇만 먹고 나면 회사까지 갈 힘이 생길 것 같았다.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 아닌가. 남자는 홀린 듯 휴대 전화를 꺼냈다. 

 

 

 

“혹시, 지금 배달이 됩니까?” “주소가 어떻게 되세요?”

중국집 주인은 도시가 눈으로 덮여 버렸다는 걸 모르는 것처럼 태연하게 물었다.

여기 주소가……. 남자는 주변을 둘러봤다.

“가정집이 아니라 대로변인데 가능하겠습니까? 근처에 ○○ 병원하고 부동산 이 있습니다.”

“아, 거기요. 예, 배달됩니다. 짜장 곱빼기 하나요? 네,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뒤에도 남자는 한동안 멍하게 서 있었다.

(배달이 불가능한 상황인 것 같은데 배달을 온다고 해서 멍함)

배 속에서 나는 꼬르륵 소리가 요란했다.

통화하면서 나눈 말들은 모두 장난(비현실적 사건)이고

배고픔(현실적 사건)만 진짜인 것 같았다.

배달을 기다리는 동안 시간은 흐르지 않고 어깨 위에 차곡차곡 쌓였다.

(추상적 관념의 구체화, 시간의 흐름이 남자에게 부담되는 상황임을 감각적으로 표현)

이대로라면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어깨가 뚝 부러져 버릴 것 같았다.

 

 

 

그때 오른쪽 골목 끝에서 안전모를 쓴 사람이 나타났다.

그 사람은 빠른 속도 로 눈을 파내면서 걸어왔다.

그 사람이 삽으로 파내는 것은 언 눈이 아니라 가볍고 보드라운 밀가루인 것 같았다.

노를 젓는 것처럼 몸의 움직임이 유연하고 리듬감이 넘쳤다.

덕분에 남자와의 거리는 금세 가까워졌다. 안전모에는 ‘속배달’이라고 쓰여 있었다.

안전모를 쓴 배달원이 남자를 보곤 오른팔을 번쩍 들었다.

거짓말 같은 상황에 남자는 눈만 껌벅거렸다.

안전모에 쓰인 문구(불가능한 상황에서 신속하게 일을 처리할 것을 요구하는

현대사회의 속성을 단적으로 나타냄) 그대로 신속하고 정확한 배달이었다.

 

 

 

“먹고 그릇은 그냥 버리시면 됩니다.”

“대단하시네요. 이런 날까지 배달을 하시고…….”

“눈이 와도 먹고는 살아야죠.”

배달원은 그릇을 건네자마자 다시 안전모를 쓰고는 바쁘게 걸어갔다.

짜장면 위에 쿠폰 한 장(희극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소재)이 단정하게 놓여 있었다.

손이 얼어서 젓가락은 짝짝이로 쪼개졌다.

짜장의 고소한 냄새와 일회용 용기의 따뜻함은 너무 생생해서 오히려 비현실적이었다.

젓가락을 쥐고 짜장면을 비비면서 남자는 코를 훌쩍거렸다. 

 

▶ 남자와 배달원의 공통점

남자 - 폭설에도 회사에 가기 위해 힘겹게 눈을 파헤치며 출근해야 함

배달원 - 어려운 상황에서도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배달을 해야 함.

생계유지를 위해 힘들게 살아가는 현대인을 상징. 

 

 

회사까지의 거리는 이제 삼 분의 일쯤 남아 있었다.

남자는 과장의 문자와 부 장의 전화를 한 번씩 받지 않았다.

그것과는 전혀 다른 이유로 아내의 전화도 받지 않았다.

전화는 받지 않았지만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

(진정한 소통을 원함)어느 때보다 간절했다.

맞은편에 불 꺼진 편의점이 있었다.

편의점 간판을 보자

온장고에 든 따뜻한 캔 커피(온기가 있는 인간적 소통을 상징)

마시고 싶어졌다. 

누가 만들어 놓았는지 편의점 앞에는 남자의 키 만 한 눈사람이 서 있었다.

동그란 눈과 웃는 입 모양을 한 눈사람

(웃고 있는 눈사람의 표정은 고된 삶에 대한 냉소나 조소에 가까움.

'스노우맨'의 의미

: 극심한 경쟁 사회 속 기계적인 노동으로 힘들게 살아가는 현대인을 상징,

스노우맨은 '눈사람'과 '남자'(출근 위해 눈속에서 고군분투)를 지칭)이었다.

남자는 자신도 모르게 그 입 모양을 흉내 냈다.

(힘든 현실 속에서도 억지 웃음을 지으며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

말라붙어 있던 입술이 툭 터져서 피가 찔끔 새어 나왔다.

(현대인의 고통과 상처)

 

 

양복 차림의 사람은 눈의 중간쯤에 화석처럼 묻혀 있었다.

양복 웃옷과 와이셔츠는 주름을 그대로 간직한 채 얼어붙었고

검붉은색의 실크 넥타이(상황의 비극성, 눈속에 파묻힌 유대리의 상황)

오래전에 흘린 피처럼 굳어 있었다.

양손 다 눈을 그러쥐고 있어서 손가락은 보이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몸을 둥글게 말고 있는 모습이지만 상반신 일부는

아직도 눈 속에 묻혀 있었다. 쌓인 눈의 두께로 봐서는

그가 쓰러진 뒤에도 눈이 계속 내렸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해가 빠르게 기울고 있었다.(시간의 경과, 늦은 오후)

몸은 추운데 남자의 얼굴은 땀범벅이 되었다.

흘러내리는 땀을 닦으며 남자는 조심스럽게 눈을 치웠다.

고대 유물을 발굴하는 고고학자처럼 손이 떨렸다.

(눈속에 묻힌 사람의 신원과 그의 생사를 알기 직전 '남자'의 불안감, 간접제시)

눈을 쓸어 내자 어깨와 목, 안경을 쓴 얼굴이 차례로 나타났다.

혹시라도 맥박이 뛰는지 확인하려던 남자가 바닥에 그대로 주저앉았다.

눈 속에서 화석이 된 사람은 집에도 없고 전화도 받지 않던 유 대리였다.

('유대리'가 무리하게 출근하다가 눈속에 파묻혔다는 것을 알 수 있음)

 

작품 초반 - 남자와 대비, 동료와 간부들에게 인정받는 인물

작품 후반 - 남자와 같은 처지, 눈 속에 파묻혀 버리는 인물

▶ 유대리의 상징성

: 현대 사회의 경쟁 체제 속에서  '남자'처럼 하나의 소모품에 불과함

 

이 봐. 남자는 유 대리의 몸을 흔들었다. 턱에서 땀이 툭 떨어졌다. 일어나.

휴대 전화에서 다시 익숙한 멜로디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유대리 역시 '남자'처럼 출근을 재촉받고 있다는 것을 추측)

“이봐!” 유 대리를 부르는 남 자의 목소리가 떨렸다.

유 대리의 전화기를 주워 귀에 댔지만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여기, 눈 속에, 유 대리가 있어요.’

하지만 그 말은 입 밖으로 나오 지 않고 남자의 입 안에서 딱딱하게 굳었다.

(눈속에 묻혀있는 유대리처럼 남자의 앞으로 처지를 암시)

 

 

 

해가 기울고 주위는 어느새 어둑어둑해졌다.

(시간의 경과, 저녁)

앞으로 나아가기에도 다시 돌아가기에도 만만치 않은 거리였다.

게다가 남자는 너무 지쳐 있었다.

그는 유 대리의 옆에 쪼그리고 앉아서 숨을 골랐다.

졸음이 밀려왔지만 졸지 않으려고 눈을 부릅떴다.

눈 더미는 딱딱하거나 차갑게 느껴지지 않고

그저 공원에 있는 나무 벤치 같았다.

시야가 구겨진 종이처럼 뭉개지고 있었다.

(졸음때문에 서서히 눈이 감기는 '남자'

→ 사건의 결말을 명확하게 서술하지 않고 여운을 남김)

▶ 열린 결말 - 사건을 명확하게 끝맺지 않음으로써 여운 남기고,

독자가 다양하게 상상할 수 있는 기회를 줌

 

 

 

‘유 대리’의 성격

•초고속으로 승진한 유능한 인재.

•제2사업부의 유력한 과장 승진 후보.

•일밖에 모르는 유형으로 회사 내에서 평판이 나쁘지 않음.

•회사에서는 마치 컴퓨터와 한 세트처럼 움직임없이 일함.

→ 다른 사람들과의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노력하고 인정받으나,

결국 도태되는 인물

 

▶남자의 성격

•집에서나 직장에서나 인정받지 못함.

•소심하고 자신감이 부족해 경쟁에서 자꾸 밀려남.

•소극적인 현대인의 모습을 대변.

→ 경쟁 체제에서 살아 남으려고 노력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인물

 

 

주제 : 인간성을 상실한 현대인의 기계적인 노동과 경쟁 사회에 대한 비판

 

특징

① 과장된 상황을 설정하여 주제를 효과적으로 드러냄.

② 등장인물을 ‘대리’, ‘과장’, ‘부장’ 등 회사의 직급으로 제시하여,

서열 중심의 경쟁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나타냄.

③ 여운을 남기는 방식으로 작품의 결말을 제시하여 비판적 인식을 극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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